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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성시민연대, 소규모학교 통폐합 좌담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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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차적 문제 많고, 지역 균형발전에 반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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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희 기자 | |
| ▲ 30일, 안성시민연대는 소규모학교 통폐합 문제에 대한 안성시민 좌담회를 열었다. © 안성신문 |
30일, 안성시민연대는 소규모학교 통폐합 문제에 대한 안성시민 좌담회를 열었다. 이날 좌담회에는 안성시의회 김지수 의원, 전교조 안성시지회 전상호 대외국장, 안성교육지원청 경영지원과 이관헌 과장 등 10여 명이 참석했고, 이들은 2시간 남짓, 교과부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지난 5월 17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골자로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일부 수정·보완하겠다고 입법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둘러싸고 논란과 반대표명이 잇따르자, 지난달 14일 교과부는 학교 규모 관련 기준을 일부 수정했다.
당초 개정안에는 소규모학교의 최소 적정규모를 초·중학교는 6학급 이상, 고교는 9학급 이상, 학급당 학생수는 20명 이상으로 명시했지만, 수정안에서는 구체적 기준을 제외시킨 것이다. 대신 ‘시·도교육감이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교원의 적정한 수업시수 등을 반영해 기준을 정하고, 국가와 시·도교육감은 적정규모 학교 육성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첨부했다. 그러나 구체적 기준은 제외시키면서도 소규모학교의 통폐합을 적극 추진하는 시·도교육청에 지원금을 대폭 확대해 통폐합을 독려할 계획이라고 발표해, 다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좌담회에서 발제에 나선 이관헌 과장은 “교과부의 기준대로라면 지역 내 통폐합 대상 학교가 많아 문제의 소지가 있으며, 학부모들도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라고 전하고, “교과부가 애초의 기준을 변경한 만큼, 핵심은 학교의 적정규모가 어느 정도 되어야 바람직한가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전상호 교사는 “어차피 학생들이 도시로 몰리는 상황에서 학교의 적정규모는 의미가 없다”고 전제하면서, “교과부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추진 의도는 학교운영비를 효율화하기 위한 경제적인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육은 돈으로 이야기할 수 없는 것으로, 소규모학교라고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으며, 교육의 질은 다만 학교 운영자들의 의지에 달려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김지수 의원은 “왜 통폐합을 먼저 고려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교과부의 이러한 정책은 지역의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가율초등학교 총동문회의 나홍근 회장도 “가율초는 현재 3학급, 18명으로, 복식수업을 탈피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학생수로 통폐합을 말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으로, 농촌 활성화 정책을 펴도 시원찮을 마당에 농촌공동체의 구심점이 되는 소규모학교를 통폐합하겠다는 것은 농촌은 죽으라는 얘기와 다를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체초등학교 지역위원 이기영 위원도, “이는 농촌사회의 붕괴를 의미한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소규모학교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골프를 특성화해 돌아오는 농촌학교로서의 성공사례를 기록한 미곡초의 예를 들면서, “소규모학교 특성화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지역민과 학부모들의 참여도 필연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지수 의원은 “안성시의 경우, 학교당 3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등 소규모학교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하고, “재정적 차원의 효율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이라면 소규모학교의 관리직, 행정직 등을 줄이는 등의 방식도 있다”면서, 다양한 차원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성시민여론조사위원회 강병권 기획실장은 “교과부의 이번 정책은 절차적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하며, “지자체, 교육청도 반대하고, 여론조사 결과도 반대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인가” 반문하며, 다양한 주체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관헌 과장은 “교과부의 뜻은 소규모학교를 일방적으로 없애겠다는 것이 아니라, 적정규모의 학교 육성을 시·도교육감에 위임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일반 시민들도 통학구역을 지키지 않고 주소지를 옮겨 자녀를 도심의 학교로 보내면서 통폐합을 반대하는 것은 말의 모순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덧붙였다.
결국 참석자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교과부의 통폐합 정책은 절차적으로 중대한 문제가 있으며, 합리적인 여론수렴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는 데 동의했다. 또한 교육에서의 경제적 효율성만을 따져 농촌의 구심점이 되는 소규모학교의 폐지를 말하는 것은 지역의 균형발전이라는 대의에 반하는 것으로, 정부나 지자체나 소규모학교가 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균형적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한편 지난 6월, 안성시민 여론조사위원회가 시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설문조사(응답률 38%)에서는 교과부의 소규모학교 통폐합에 대해 반대한다고 답변한 시민이 59%에 달했다. 반대 이유에 대해서는 ‘농촌지역 학교가 지역사회와 마을공동체의 중심역할을 하기 때문’이 34%, ‘통폐합은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의 동의 하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 26%를 기록했다.
황윤희 기자 9486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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