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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인교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대표 |
지난달 말부터 안성시 전역에 불법현수막이 나부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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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취수장 해제만이 지역발전 초석된다’
듣도 보도 못한 ‘해제추진위원회’이라는 유령단체가 나타나 13개 읍면동사무소 앞에 버젓이 걸려있다. 불철주야 안성시를 위하여 열심히 일하시던 불법현수막 제거하는 분들은 휴가를 갔는지 불법의 이 노란현수막은 2주가 지나도록 제거되지 않는다. 면사무소 앞인데도 불구하고 공무원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우리모임에서 걸었던 ‘가현취수장을 지켜주세요!’현수막과는 대조적이다. 관공서 앞이 아니라 안성천 다리위에 걸어도 2~3일안에 게 눈 감추듯 사라진다. 20년 가깝게 안성시 등록된 민간단체가 내걸은 현수막은 불법현수막이라고 순식간에 제거해 가고 유령단체가 걸은 현수막은 불법현수막임에도 불구하고 관공서 앞에 2주 넘게 온전하다.
‘안성시민은 가현취수장 폐지를 적극 환영합니다!’ 안성시이통장단협의회 현수막은 더욱 더 가관이다. 이통장단협의회에서는 이장님들의 회비를 걷어서 설치한 현수막인지 모르겠지만 몇몇 이장님들이나 통장님에게 조심스레 여쭈어보았더니 그런 내용으로 논의된 적이 없다고 한다. 물론 그 분들이 그 중요한 회의에 참석을 안했을 수도 있지만 모두 그러기에는 쉽지 않다.
황은성 시장과의 면담에서 가현취수장 폐쇄 건에 대해 시민들에게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여론조사 실시를 우리가 주장했지만 긍정적 검토를 얘기하며 지금까지 무시해왔다. 안성시이통장단협의회라는 단체에서 ‘안성시 이통장들은 가현취수장 폐지를 적극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달아도 가당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안성시민’을 거론하며 허위 과대포장하여 현수막을 달았다. 그것도 관공서 앞에서, 안성시 공식 로고를 달고 말이다.
시민들은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정책을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다. 지자체에서는 객관적인 자료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시민들이 이 정보를 가지고 여기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토론과정에 참여하여 각자의 입장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하는 정상적인 공무원, 지자체 장의 역할이다. 이런 절차와 과정이 축소되거나 왜곡 조장되기에 안성시 행정은 신뢰하기 어려운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재작년부터 관심가지고 지켜보았다. 규제해소라는 황은성시장 공약사항 중 하나였던 것이다. 수억원 예산을 들인 타당성 조사결과를 뒤집고 가현취수장 이전에서 폐쇄 쪽으로 방향이 정해지면서 안성시는 깜깜히 밀실 행정이 되어 버렸다. 작년 초 정보공개를 요청했지만 ‘방향이 정해지면 공청회 등 주민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이 전부였다. 가현취수장 TF팀에 대한 진행사항이나 회의록 공개를 요구해도 무시 해왔다. 그 이후에도 아무런 정보를 보여주지 않았다.
작년 10월 17일 환경부 폐지 승인을 받고나서는 꼼수행정으로 일관했다. 작년 11월 처음으로 알게 된 주민공청회는 규제해소 축하행사로 꾸며졌으며 버스로 동원된 마을주민이 90%를 차지하였다. 행사하기 6일전에야 안성시청 홈페이지에 알렸으며 이것이 문제시되자 홍보내용마저 슬쩍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유천취수장문제를 해결하려면 평택시에서 전제조건으로 가현취수장 폐쇄를 원한다는 안성시청 보도자료도 사실 확인결과 사실무근임이 밝혀졌으며 시장면담조차 금년 1월 1일 만나달라고 안성시청 1인 시위를 통해서야 가능했다.
황은성 시장 면담에서도 꼼수로 일관되었다. 수원시장은 민원인과의 면담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실 이외의 장소에서 민원인을 만나지 않으며 시장실 면담도 녹음녹취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들었지만 안성시장은 불미스러운 일(?)을 미연에 방지하려고 녹음녹취는 절대 안 된다고 사전에 공지했고 그 이후 관계담당자들은 면담에서 있었던 시장 말씀들을 대부분 부정하였다. 심지어 고위공직자 한 분은 그 날 우리에게 브리핑까지 했음에도 이후 간담회에서 시장 면담 시 참석조차 안했다는 거짓말까지 하였다.
취수장 폐쇄 권한이 있는 경기도 행정부지사와의 간담회를 통해 심사숙고 논의 중인 3월에 안성시민들에게 한마디 사전 공지 없이 가현취수장 식수공급을 중단하고 팔당댐 물로 대체공급을 시작했으며 7월 초 안성시민 가현취수장 폐쇄 반대 서명 자료를 전해주기 위해 경기도 행정부지사 면담 약속 조율 중 경기도 담당자에게서 이미 6월 21일 폐지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느닷없는 불법현수막 출현은 이 무렵인 걸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경기도 정책공약으로 ‘취수원 다변화’라는 공약을 밝혔다. 우리나라 절반이 넘는 2,700만 명의 국민이 팔당댐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것은 국가 안보와 안정적인 식수공급을 위해서 위험이 많다는 의미이다. 환경부에서는 경기도에 새로운 식수취수원을 개발하겠다는 정보공개 자료를 내놓았다. 박근혜 정부 말기에 규제해소, 경제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추진된 지방상수원 폐쇄가 새로운 정부 들어 위험요소가 많다고 되 돌렸다. 가현취수장은 그 기로에 서 있다가 마침내 죽어 버렸다. 누구의 말이 옳은 것인가? 다시 살릴 수 있을까?
상수원보호관리구역도 아닌 미지정구역으로서 땅값 이외에 피해를 볼 수 없는 구조에서도, 규제지역 해소가 되어도 정작 이중규제로 묶여 실제로 취수장 규제해소는 5%정도의 미미한 정도임에도 ….
가현취수장은 ‘욕심’ 때문에 죽어버렸다. 초등학교 근처 고속도로예정계획을 멀리 떨어지게 바꿨음에도 마을주민들은 그 학교 다니는 자녀, 손자손녀가 없다는 이유로 고속도로를 예정대로 초등학교 쪽으로 바짝 붙이라는 항의를 하고 있는 것도. 안성의 명산인 서운산이 고속도로로 관통이 되어 망가져도 개발이익을 노려 반대하는 주민에게 “너희들은 서운산 끼고 살아~” 빈정거리는 것도.
모두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욕심’ 때문이다.
오늘아침 어둑한 하늘에서는 달콤한 장맛비가 주르륵주르륵 잘도 내린다.
정인교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