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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인교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공동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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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성시는 지난 11월 29일 오후 2시 안성맞춤랜드 남사당공연장에서 ‘가현취수장 규제해소 추진 주민설명회’를 개최하였다. 원래 주민설명회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의사결정과정에 국민을 참여시킴으로써 민주주의의 요청에 부응하는 제도를 말하며, 각종 행정계획이나 제영향평가에 대하여 사전에 주민에게 설명을 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행위를 말한다. 하지만 이번 주민설명회는 그 취지를 무시하고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첫 번째로 시기의 문제이다. 가현취수장 폐지와 관련된 일정은 2013년 타당성 용역조사부터 시작되었고 본격적으로 폐지절차에 들어간 것은 2016년 올해 초부터 진행되었다. 가현취수장 규제해소 추진단이 2015년 10월 구성되고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던 중 2016년 1월 29일 우리모임에서 가현취수장관련 정보공개요청한 당시만 해도 안성시는 지금 논의 중에 있는 사항으로 방향이 선정되면 시의 입장을 정확히 시민들에게 전달해서 의혹이 없도록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추진한다고 하였다.(정보공개 결정통지 상수사업소-2911호, 2016.02.11.)
그러나 안성시는 가현취수장 폐지방향은 얼음이 채 녹기도 전에 이미 결정되었고 지난 3월 경기도에 취수장 폐지계획 서류를 제출했으며, 8월 환경부 협의를 거쳐, 10월 17일 환경부에 취수장 폐지승인까지 받아놓은 상태이다. 시민들이 걱정되어 물어볼 때 걱정 말라며 안심시켜놓고 이제야 뒤통수를 때린 격이다.
두 번째는 행사의 적정성문제이다. 주민설명회는 말 그대로 주민들에게 설명하는 자리이다. 주민들 입장에서 보편적으로 다수의 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좋은 시간대와 행사장소를 신중하게 고민하여 선정하고 이를 사전에 주민들이나 이해당사자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준비해야 의미가 있는 주민설명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가현취수장 폐지 주민설명회는 행사 6일전 지난 11월 23일 시청 홈페이지에 주민설명회를 공지함으로써 비로소 알게 되었고 (지금은 안성시청 홈페이지 공지사항조차 삭제되어 있다.) 장소마저도 안성시내 주민들이 접근하기 좋은 장소를 모두 내버려두고 개인차량이 아니면 접근하기 힘든 안성맞춤랜드로 정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다. 주민들 보고 오지 말라는 주민설명회가 된 꼴이다. 적어도 정보공개요청까지 하며 그 내용을 궁금해 하고 주민설명회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안성시는 무엇이 두려워서 비밀리에 취수장을 폐지하려고 하는 것일까? 하수도에 이어 상수도까지 문제가 불거지면 안성시 입장에서 낭패를 겪을 우려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우리들에게 숨기려고 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떳떳하지 못하게 절차가 진행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안성시가 뚜렷이 밝히지 못하는 가현취수장 폐지관련 쟁점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안성시 물 자급률, 비상급수이다. 가현취수장 폐지를 승인해준 환경부의 지난 10년간 정책기조는 지방상수도 유지이다. 환경부는 우리나라가 UN이 정한 물 부족국가이고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물이 부족하다며 각 지자체마다 가뭄에 대비할 수 있는 대체 수원을 개발하라고 까지 하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안성시는 가현취수장을 폐지하기보다는 또 다른 급수원을 찾아야 한다. 아니면 가현취수장의 수원을 풍부하게 하기위한 조치로 하천변 숲조성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식수원으로서 가현취수장을 폐지하면 미래 안성에 사는 우리아이들에게 다시 되돌려 줄 수가 없다. 가현취수장은 안성 시내권의 유일한 비상 식수원이다.
두 번째는 돈이다. 지금까지 안성시는 하수도요금 인상문제로 곤혹을 치렀다. 이제는 상수도 요금이 그 뒤를 이을 전망이다. 상수도요금은 지역마다 모두 다르다. 지역의 여건에 따라 시장이나 군수가 정하기 때문이다. 가현취수장을 폐지하고 광역상수도를 끌어오면 안성은 거의 100% 광역상수도지역이 된다. 4대강 사업으로 적자에 허덕이는 수자원공사가 관할하는 광역상수도사업은 이윤 추구하는 기업에 가까운 편이다. 전국적으로 수도요금 현실화라는 이유로 수도요금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물 자급률이 제로인 지역의 상수도요금은 수자원공사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금을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해지는 것이다.
또 지난 정보공개 요청 시 광역상수도 공사비용은 주민공청회 등을 거쳐 방향이 선정되면 필요시설에 대하여 파악 후 산정하여 공개한다고 했는데 이번 주민설명회 자료를 보면 거론조차 안하고 있다. 안성시는 처음부터 광역상수도를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막대한 송배수로 공사비용과 요금인상문제가 걸려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수지주변 수원함양을 위한 산림보호구역도 해제하였다. 시민들의 공익을 우선하고 추진해야 할 안성시가 규제해소라는 핑계로 난개발을 부추기는 토건세력과 기획부동산의 손을 들어준 것이나 진배없다.
시의원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용역보고서, 요식행위에 그친 주민설명회, 비밀리에 진행되는 가현취수장 폐지과정을 보면서 청렴도 1위, 전국 제일의 녹색도시라는 안성시의 선전은 그저 허공에 뜬 애드벌룬 광고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정인교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공동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