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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인교 안성시민연대 운영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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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치인과 지역행사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자주 만나지 못하는 지역주민들을 만나 얼굴을 알려야 차기 또는 차차기 선거에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치인과 행사의 클라이맥스는 의전행사라고 생각하는 행사 주최 측 입장이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치인 없는 행사는 없고 행사 없는 정치인이 없는 셈이다.
정치인의 이름 알리고 얼굴 알리는 일은 정말 고단한 일이다. 아침 6시부터 시민회관이나 금산로터리에 서 있는 관광버스를 배웅 가는 일로 시작하여 매끼 식사 때 마다 식당에 들러서도 아는 사람이 있나 없나 두리번거리며 수저를 들고 저녁 밤 술 모임까지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사람을 만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정치인으로서 타고난 성격을 가지지 않으면 일반인들은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열정과 노력을 학창시절에 쏟아 공부했으면 부모님이 정말 행복했을 것이다.
지역행사나 모임은 그 자리를 빛내주고 또한 평소에 보기 어렵고 민원까지 해결해 줄 수 있는 높은 위치의 정치인이 오기 바란다. 우리들은 국회의원이나 시장이 직접 오면 A급 행사이고 도의원이라도 오면 B급 행사, 시의원만 참여한 행사는 C급 행사로 취급하는 속마음들이 있다. 은연중에 행사를 주최하는 단체장의 끗발이 얼마나 센지 저울질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행사 중 내빈 소개할 때면 얼마나 낯 뜨겁고 손이 오그라들 정도로 칭송하며 소개하는지 모른다.(뜨거운 내빈소개를 안 해줘서 시민단체 행사에는 안 오시나? 솔직히 대부분의 시민단체들은 내빈소개 자체를 잘 안한다.)
허니문 같은 이런 관계가 이미 안성에서는 관습화 되어버렸다.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너무 굳어져 버렸다. 일각에서는 행사에 참여하는 일 자체가 주민들을 만나 의견 수렴하여 현실에 맞는 정책추진하고, 그에 따른 법을 만드는 그들의 역할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지금은 이미 정도가 지나쳐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어려운 법조항을 보며 안성시 행정을 살펴야하고 시민들의 미래와 공공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공부해야한다. 알아야 면장을 할 것 아닌가! 공무원들과 만나 행정과 현실의 불일치함을 조정해야하며 주민들의 의견도 수렴해야한다. 옛 자료를 들춰보고 현실을 둘러보고 미래를 그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시간이 많이 필요한 작업들이다. 열심히 해도 시간이 모자라는 일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심을 못 받아 다음 선거에 떨어지면 정치인의 생명은 끝이다. 아무리 능력 있는 정치인도 다음선거에서 경쟁후보보다 표를 적게 받으면 소용이 없다. 그래서 더욱 시간을 더 쪼개어 행사에도 참여하고 상갓집도 가고 친목 술 모임도 가는 것이다.
그들에게 시간의 여유를 주어야한다. 이제는 아예 주객이 전도되어 일은 뒷전이다. 자기가 살아야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모든 일은 숙고의 시간도 없이 천박한 합의로 끝을 낼 때가 다반사이고 사탕발림 같은 자기자랑만 홍보하기에 열을 올린다. 그리고 행사에 인사하러 다닌다. 정치인은 행사용이 되어버린 것이다.
적어도 임기 내 자기주관과 철학을 가지고 소신 있게 꿈을 펼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그 것이 안성시민들을 위한 것이고 안성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정직하고 우둔하게 시민을 바라보고 일하는 사람을 우대하여 선거를 통해 재신임하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지역의 인재로 키워야한다.
이 같은 일은 깨어있는 안성시민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시작은 정치인을 위해 행사 초대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주는 월급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일을 하게끔 해야지 쓸모없는 행사용 허수아비인형으로는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인교 안성시민연대 운영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