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히 ‘무한도전’을 보게 되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집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나왔는데 원래 시인이 생각한 제목은 ‘병원’이라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그 장면 그 말이 제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런저런 생각 중에 유튜브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보니 11월 10일 JTBC 손석희 앵커가 뉴스브리핑을 통해 시공간을 뛰어넘는 공감이 간다며 윤동주 시인의 ‘병원’이라는 시를 소개했더군요. 그 일부를 소개합니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오늘 우리는 다들 내색을 안 하지만 다 압니다. 아프다는 걸. 모두가. 아이들은 무한경쟁사회에서 자신의 꿈을 찾기보다는 성적과 대학을 쫓느라 생기를 잃어갑니다. 결혼도, 부모가 되기도 포기한 희망 없는 젊은이들을 막연히 안쓰럽게 보아야 하는 게 너무 미안합니다. 주변의 평범한 우리 이웃들은 그저 소박하게 성실히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어떤 미래가 닥쳐올지 몰라 많이 불안해합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많이 아픕니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나름 잘살고 있습니다. 우리 대다수는 남에게 피해주는 일 하지 않고, 과한 욕심 부리지 않으면서, 법을 지키며 살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국민, 우리 민족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우리 모두를 아프게 하는 잘못된 정권을 바꾸고 스스로 아픔을 치유하려는 우리 국민이 자랑스럽습니다. 96%의 국민이 퇴진을 요구하고 있으니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든, 퇴진이든, 탄핵이든 어떤 식으로든지 더이상 그 자리에 있을 수 없겠죠. 그럼 새로운 정부가 수립되겠지요.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이후 어떤 나라를 만들어갈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보통 사람들의 양심과 상식이 새 나라를 이끌어가는 기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경제 살리기라는 이름 아래 노동자들이 직장에서 쫓겨나고 비정규직으로 내몰려 불안해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대기업이 이윤을 독점하는 시스템을 바꾸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기를 소망합니다. 국가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우리의 땅을 지키고 식량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농업과 농민, 농촌이 홀대받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의료비와 최소한의 생계비는 우리 국민 모두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복지정책이 수립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부모가 누구인지 상관없이 자신의 꿈을 찾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자발적으로 매주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200만의 국민들에게서 희망을 봅니다. 자유발언을 하는 학생, 주부, 노동자, 어르신들의 이야기에서 희망을 봅니다. 분명 미래는 더 따듯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김보라(더불어민주당 경기도의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