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농촌관광 CB센터(이사장 전창진)가 주최한 3박4일의 일본 후쿠오카 견학 기회가 있었다. 안성시 농촌지도자 그룹, 담당 공무원, 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테마마을 주민들과 함께였다. 일본 생태관광 선진지역 견학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느끼는 점이 많았다. 먹거리와 잠자리의 불편을 감안해도 한마디로 감동적이었다.
▲ 신동례 안성시의원
첫 방문지인 에코타운에서는 자원순환형 사회를 만들기 위한 법체계에 놀랐다. 환경기본법으로 ‘리사이클법’이란 게 만들어져 있었다. 공산품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동책임을 지고 폐자원을 회수해 다시 자원으로 만드는 ‘순환형 리사이클 처리’가 거의 완벽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그냥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이 하나도 없다싶을 정도로 완벽한 재활용이었다. 가전제품과 사무자동화(OA)기기는 물론이고, 의료용구나 형광등, PET병, 건설혼합폐기물, 비철금속, 자동차, 식물성 폐자재와 식용유, 폐지, 자판기 등 대상 품목은 끝이 없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음식물 쓰레기 처리였다. 어떤 형식으로 처리해도 최종 처리단계에서 적지 않은 양의 해양 투기를 피하기 어려웠다. 올해부터 해양 투기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보다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했고, 그들은 퇴비화 설비를 각 가정과 음식점 등에 렌트하는 방식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간단하게 비료로 만들고 있었다.
다음날 비영리법인(NPO) 타운모빌네트워크 방문은 자전거가 얼마나 유효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는지를 절감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대한 억누르는 대안적 교통수단으로 자전거를 지목했고, 자전거 강습과 면허 제도를 도입했다. 자전거주차장에도 눈길이 갔다. 출퇴근이나 통학, 쇼핑 등을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만 한 곳이면 어디든 어김없이 자전거 주차장이 있었고, 회원카드를 만들어 한국의 교통카드처럼 어떤 자전거주차장에서도 이용할 수 있었다. 에너지 절약과 자동차 배출가스 감축 등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지혜가 놀라웠다. 실은 안성시도 몇 년 전에 국책사업이라며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예산낭비를 한 적이 있다. 실제 이용자들의 구체적 생활상과 동떨어지고, 다른 연계정책도 강구되지 못한 상태에서 덜렁 자전거길만 만들었으니 그 결과는 뻔했다.
마지막 방문지는 가장 크게 우리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포도원 등 과수농업과 축산업을 배경으로 ‘슬로우 리조트’로 자리 잡은 ‘부도노키’(포도나무)는 지역밀착형 개발의 모범사례였다. 환경 순환형 농업으로 생산된 농축산물을 활용한 레스토랑과 웨딩홀, 가공판매점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도심 번화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었다. 농가는 안정적 판매망을 확보하고, 식당은 믿을 수 있는 식재료를 얻을 수 있도록 생산자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고 있어 안전한 먹거리와 자연 속에서의 휴식을 바라는 도시인의 수요에 부응했다. 개교 100년이 넘은 유서 깊은 학교가 문을 닫자 그 시설을 농촌체험숙소로 성공적으로 전환한 것은 놀라울 정도였다. 이제 신재생에너지나 녹색성장, 친환경, 재활용 등의 말은 우리 귀에도 설지 않다. 문제는 체계적 법제와 시민생활의 구체적 영역에서의 행동변화를 결합해낼 수 있는 정치와 행정의 지도력이다.
한미FTA 발효가 현실화 되었고 대비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농촌의 현실이 걱정스럽다. 농촌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농촌관광 및 농촌체험사업은 국책사업이다. 덜렁 건물만 지어놓고 방치된 상태이다. 체계적인 행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교육지원청과 우리시와 농촌관광 CB 센타와 MOU를 체결해 아이들에게 농촌체험과 환경이 얼마나 소중한지 값 진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신동례 안성시의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