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을 살리는 대안을 제시하며 보와 준설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정당·시민·사회·종교 단체들은 즉각 중단을 위한 전국적인 연대 행동을 준비 중이다. 지방선거 민심을 수용하기는커녕 한층 더 밀어붙이려는 정부의 독선이 시민사회의 저항에 불을 붙이고 있는 것이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고 민심에도 어긋나는 정부의 4대강 사업 강행이 환경의 복수와 사회적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4대강 중단 요구를 ‘반대를 위한 반대’라며 귀를 막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강을 보로 막아 인공호수로 만들면 자연과 사람 모두를 불행하게 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나라 안팎으로 퍼지고 있다. 하천복원과 환경계획의 세계적 석학인 미국의 앨톨프 헤스터 교수는 현장을 둘러보고 4대강 사업에 대해 “강을 죽이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4대강 사업을 가리켜 “미국이 30~40년 전 시도했다가 폐기한 방식”이라며 “강은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헤스터 교수의 지적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실패한 전철을 밟지 말라는 그의 진정성 있는 충고마저 정부가 귓등으로 흘릴 구실은 찾기 힘들다.
4대강 사업을 되돌리기에는 늦었다는 정부의 주장도 억지스럽다. 김두관 경남도시자 당선자 인수위원회는 보를 지금이라도 철거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주장한다. 완공된 보 1개를 유지·관리하는 데 해마다 50억~100억원씩의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정부가 보 세우기 속도전만 펼 뿐 완공 이후 대책은 세워놓지도 않았다는 얘기다. 강은 강대로 죽이면서 해마다 천문학적인 인공호수 관리비용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은 자연에 대해서나 후손에 대해서나 할 일이 아니다. 천주교 강우일 주교가 4대강 사업을 10계명의 도둑질이라고 일갈한 이유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정부가 밀어붙이려 하면 할수록 4대강 살리기는 점점 더 멀어져 간다. 공사 중단은 분초를 다투는 일이다. 중단 요구는 보와 준설의 방식이 잘못이라는 것이지 4대강을 그대로 내버려두라는 얘기가 아니다. 사업에 반대하는 전국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말 그대로 강도 살고 사람도 사는 제대로 된 치수(治水) 사업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전 국민의 70%가 바라는 것도 이것이다. 다 만들어놓고 부수느니 지금이라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건설적 대안을 찾는 게 바른 길이다. 4대강 사업을 당장 중단해야 4대강 살리기가 시작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