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안성시 구제역 매몰지 300m이내 지하수에 대한 2차 수질검사 결과 55%이상이 오염되었고, 더구나 대부분의 오염원인 질산성 질소의 경우 암과 청색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취재해서 보도한 것이 7월 11일이니까 약 한 달이 지났다.
그런데 그동안 안성시에서 취한 대책과 태도를 보면 분노를 넘어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곧바로 관정을 폐쇄하고 오염된 사실을 정확하게 알리고 주민들에게 안전한 먹는 물을 공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안성시는 6월 13일 검사결과를 통보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본지 최초 보도가 나가고 나서도 하루가 지난 7월 12일에야 주민들에게 오염사실을 알리는 공문을 발송했을 뿐만 아니라 7월 28일부터 먹는 물을 직접 주민들에게 가져다주고 있다.
결국 최초검사결과가 나온 6월 13일에서 45일이 지나고, 본지 보도가 최초로 나간 후 17일이 지나서야 주민들에게 안전한 먹는 물을 가져다주기 시작한 것이다. 야4당과 시민단체, 환경단체, 시민들의 비난 여론이 급등하자 마지못해 주민들에게 먹을 물을 가져다준다는 인상이다. 안성시가 이번 사태가 얼마나 중요한 사안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는 듯해 씁쓸하다.
더욱 기가 막히고 허망한 것은 주민들에게 이번 오염사태와 관련해서 홍보한다는 것이 이번에 오염된 질산성 질소가 얼마나 위험하고 치명적인 것인지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고작 ‘침출수로 인한 오염이 아니다’는 것을 홍보하고 알리는데 급급하다는 사실이다.
암을 유발할 수 있고, 어린아이들을 질식해서 죽게 만들 수 있는 청색증에 걸릴 수 있으니 먹지 말 것을 철저하게 홍보해도 부족할 판에 막연하게 ‘수질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이 났으니 먹지 말라고 홍보하는 것이다.
정말 진지하게 묻고 싶다. 내 부모와 내 자식이 먹는 물이 질산성 질소에 오염된 사실을 알고도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을 수 있는지!
봉원학 차장 bwh5722@kg21.net
